skip to main |
skip to sidebar
詩-멸치 한국사진방송 임윤식 기자
詩-멸치
멸치
임윤식
신당동 어느 카페, 하얀 접시 위
멸치 몇 마리 깡마른 몰골로 누워있다
선착장 한 구석에 앉아 술잔을 기울인다
기나긴 항해 끝에 뭍으로 기어올라
처얼썩 처얼썩 제 뺨을 때리며
벌써 취해있는 바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길
툭 튀어나온 두 눈 속에
은빛물결이 출렁인다
까마득히 들려오는 파도소리, 파도소리
싱거운 맥주 몇 잔에
짜디 짠 바다이야기를 헹군다
어느 새 나도 한 마리 멸치가 되어
접시 위에 눕는다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임윤식 (lgysy@naver.com) 기자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