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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12일 월요일

詩-멸치 한국사진방송 임윤식 기자


詩-멸치









멸치

임윤식

신당동 어느 카페, 하얀 접시 위
멸치 몇 마리 깡마른 몰골로 누워있다

선착장 한 구석에 앉아 술잔을 기울인다
기나긴 항해 끝에 뭍으로 기어올라
처얼썩 처얼썩 제 뺨을 때리며
벌써 취해있는 바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길
툭 튀어나온 두 눈 속에
은빛물결이 출렁인다
까마득히 들려오는 파도소리, 파도소리

싱거운 맥주 몇 잔에
짜디 짠 바다이야기를 헹군다
어느 새 나도 한 마리 멸치가 되어
접시 위에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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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식 (lgysy@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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