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2010년 2월 14일 일요일

아파트에서




식겁은 먹고 간은 떨어트리고




나의 해외여행은 여느 여행과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나의 이야기도 여느 이야기와 아주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희한한 여행이기 때문에 내 신변에 대해서도 누구도 보장할 수 없어 그때그때 기민하게 잘 대처하지 못한다면 자칫 평생에 지울 수 없는 사단도 일어날 수 가 있다고 본다. 결국 나의 여행 자체가 모험이라면 큰 모험으로 보아도 될 것이다.




알마티의 모든 일정이 끝나고, 헤어질 때가 되자 그 동안 진심을 다해 안내하여 주셨던 전작가님이 뭐 잊어버린 것 없나 잘 챙기라고 권 하길래

“혼을 빼 놓은 것 말고는 다 잘 챙긴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 간도 많이 떨어트리고 갑니다. 저 때문에 전선생도 간도 많이 떨어 졌고, 혼도 많이 빠져 나갔을 것 같습니다. 그려”

“예 저도 이것저것 많이 잃어 버렸는데 식겁은 많이 먹었으니 벌충은 된 것 같네요. 하하

하”

앞서 말했듯이 남의 나라에서의 누드촬영이 쉬울리는 없고, 그때마다 슬기롭게 잘 대처하지 못한다면 자칫 큰 불상사도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므로 몇 가지 원칙을 세워두고 작업을 하게 되는데

첫째, 다른 사람의 눈에 현장을 발각되지 않게 할 것,

둘째, 만약에 누군가에기 발각 되었을 때는 재빨리 그 자리를 벗어날 것

셋째, 만약에 일이 꼬였을 때는 현장에서 그 즉시 해결할 것 등

외에도 조심을 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많이 해 두는데. 그래도 얘기치 않게 상황이 엉뚱하게 꼬일 때도 종종 있게 마련이다.




아파트를 세내어 알마티에 머물기로 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민박이나 팬션 정도를 생각한다면 맞을 것 같다. 아파트를 세내면 호텔에 머무는 것보다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단 기간의 스쳐 지나가는 팩키지 여행이라면 호텔이 더 나을지 모르겠으나 나의 여행 목적은 누드 촬영이었기에 다소 길게 머물러야 되었기에 아파트는 자유롭고 경비도 절감할 수도 있었다. 여러 개의 방과 거실이 있으므로 다수의 인원이 함께 기거 할 수도 있다.




우리가 빌린 아파트엔 주방에 낡은 취사도구들이지만 잘 갖추어져 있어 입맛에 맞게 만들어 먹을 수가 있었다. 한 가지 물이 문제였는데 알마티의 물은 석회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물을 끓인 주전자의 안쪽 벽은 두꺼운 석회석이 엉겨 붙어 있었다. 그것은 법랑처럼 단단하고 두꺼워 수세미로 아무리 닦아도 소용없었다. 알마티 주민들은 물 탓에 대부분 치주염을 앓고 있다고 한다. 한국 교민들도 그곳에 오래 살다 보면 치아가 약해져 한국으로 치료를 나오곤 하였다. 한국은 카자흐에 비해 기술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시설도 큰 차이가 나고 가격 또한 저렴하여 한국으로 치료 받으러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알마티뿐만 아니라 유라시아 대륙은 곳곳이 석회석이 녹아나와 먹지 못 하는 곳이 무척 많다. 금수강산이란 이름이 붙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물에 대하여 고마움은커녕 강이고 바다고 온통 오염시켜 지하수마저 몇 년 지나지 않아 쓸 수 없는 폐수로 채워질 것 같아 안타깝다.

아파트에 살려면 그 지역 경찰서에 거주자 등록을 하여야 된다. 거주자 등록을 하면 그 지역 관리와 경찰관이 확인 차 나와 현황 조사를 하게 된다. 우리들은 이것 때문에 식겁 먹는 일이 발생하게 되는데....

아파트에 살면서 우리들은 자유를 만끽하게 된다. 매일 가게에서 찬거리를 사다가 마음껏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었고 집에 들어오면 거의 나체로 생활하다시피 하곤 하였다, 수놈들

끼리만 있으니 무슨 상관이냐며 희희덕대면서.... 드디어는 아파트 내에서 누드 촬영을 계획하게 되는데 사실 이런 계획은 어느 나라이든 반드시 나의 계획안에 포함되는 일상이었기에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다. 간혹 나라에 따라서는 모델들이 밀폐된 숙소에서의 촬영을 이상하게 생각하여 트러블이 일어 날 때도 있었으나 나와 일을 해 본 대부분의 모델들은 전폭적인 신뢰감이 쌓여 있어 큰 문제가 일어 난 적은 거의 없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