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묵암 김준기 寫.詩集 자연이 주는 삶의 여백 5
여름편 끝
여름
봄이 오는 듯 하드니 여름이 날을 세우며 봄을 삼킨다. 온난화 현상이라고 하지만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장대비가 몇 날 며칠 밤, 하늘에 구명이라도 난 듯 쏘다 붙는다. 먹지 말라고 신신 당부한 아내의 말을 귓전에 흘리며 먹었던 그놈의생선회 때문에 아랫배를 움켜쥐고 화장실을 들락거릴 때보다 더 심하게 쏘다 붙는다. 다행히도 우리 집은 괜찮은 편이나 뉴스에서는 난리다. 전 세계가 마찬가지란다.
한 시름 보냈나 했더니 이젠 폭염이다. 우리 같은 늙은이들은 집이나 그늘에서 저녁 그늘이 드리우기만 기다리는 것이 상책이다. 저녁이 온다 해도 뾰쪽한 수야 있겠냐마는.. 그런데 다행히도 앞 논의 벼들은 잘도 자란다.
계절을 인생에 비유해 본다면 봄은 인생의 유년기에 해당하는 것 같고 여름은 질풍노도와 같은 청소년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만물이 왕성하고 풍요롭다. 봄엔 쥐젖만 한 것들이 눈동자를 둥글려야 다 볼 수 있을 만큼 풍성한 과일들, 마트에 가면 무엇을 먹을까 선택의 순간도 길기만 하다.
이런 날들이 얼마나 갈까? 세월은 다람쥐 채 바퀴 돌리듯 쉴 새도 없이 돌아가는데...
그래도 여름은 내가 좋아하는 팥빙수를 먹을 수 있어 좋다. 그날도 아내 말대로 팥빙수를 먹어야 했는데...
운일암 반일암
기암괴석 구름 벗 삼아 노닐며
운무에 포근히 잠들어 있는 운일암
깊은 골 구름 가리면 햇님 서운타
반나절 노닐고 가니 반일암이 여기로다.
청명 하늘 하얀 구름 여유자작 하니
운일암 반일암 그놈이 그놈이구나.
유월이 오면
앞 논엔 개구리가 몇 마리 있었을까
경첩이 지날 때도 메마른 논이었는데
어데서 모여 들었나 울어대는 왜침인걸
산화한 청춘의 넋 천지에 잠들었나니
목 놓아 외쳐 보는 함성이 여기 있어
포효하는 물줄기 하나로 뭉친다
백운동계곡
뻐꾸기 한 토해내고
산 꿩이 임 그리며 노래하는 곳
산나물 지천에 널리어
아낙네 콧노래 메아리저오는 곳
면경面鏡같은 계류에 몸을 담그니
송사리 때 친구하자 모이는 곳
그 이름 백운동계곡白雲洞溪谷이어라.
임 그리워
아득한 옛날 희미한 기억들
이별과 만남의 사연이다
세월은 흘러도 늘 찾아 줄 벗님 있어
가슴에 쌓이는 한恨이야 있으랴마는
애타게 사무치는 정 주체할 길 없어
찾아 준 길손 편에 정 띄어 보낼거나.
해바라기
님은 서산에 걸려 땅거미 속에 묻히고
사연의 무게에 고개 숙인 채 떨으랴.
님 그린 마음 전할 길 없어
서성댄 서산마루.
함초록 이슬 머금은 수줍은 미소
동녘 하늘에 그리움으로 번진다.
김 준 기
학 력 / 경력
전북 완주 고산에서 1935년에 출생하다
고산초등37회 / 전주서중1회 / 전주공고55년도 졸업
영남대학교 / 전북대학교 대학원 졸업(교육학 박사)
공군제1전투비행단 병장 전역
전 이리중·상업고등학교 교사, 주임교사, 교감
원광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교수 정년
원광대학교 평생교육원 사진예술반 지도교수 10여년
한국사진작가협회 상업저작분과위원회 부위원장 역임
한국사진작가협회 익산지부장 역임
한국예총 전북연합회 부회장 , 수석부회장 역임
현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전북지회, 익산지부 회원
익산 빛그림 사우회 회장
주요 활동 사항
사진개인전 3회-1,2회 자연의 숨결, 3회 판도라의 상자(인사동 김영섭 화랑)
시집 두 권 상제- 첫 번째 시집 ‘또 하루는 오고 있는가’
두 번째 시집 ‘사랑의 향기’
묵암 김준기 사·시집 - 자연이 주는 삶의 여백
수 상
독립영화 “흐리지 않는 역사” 기획/연출. 전주MBC창사40주년기념 시민영상제. 은상
독립영화 “가슴에 묻은 연인” 극본/연출. 전북영화인협회공모. 특별상
전북예술상 수상( 사진부분)
홍조근정훈장 수훈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김가중 (artf@paran.com) 기자
댓글 없음:
댓글 쓰기